중국 당나라 때 관상학을 집대성한 마의선인(麻衣仙人)이 쓴 『마의상서(麻衣相書)』에는 “상호불여신호(相好不如身好: 얼굴이 좋은 것은 몸이 건강한 것만 못하고),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 몸이 건강한 것은 마음이 착한 것만 못하고), 심호불여덕호(心好不如德好: 마음이 착한 것은 덕성이 훌륭한 것만 못하다)”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을 적게된 일화가 재미난다. 마의선인이 하루는 나무를 하러 가는 어느 집 머슴과 마주치게 되었는데 그의 관상을 보니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래서 마의선인은 그 머슴에게 “얼마 안 가서 죽을 것 같으니 너무 무리하게 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 말을 들은 머슴은 낙심하여 하늘을 바라보며 신세 한탄을 하였다. 그때 산 계곡물의 흐르는 물에 떠밀려 내려오는 나무껍질 위에 있는 수많은 개미 떼가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머슴은 자신의 신세와 같은 개미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껴 나무껍질을 물에서 건져내어 개미 떼들을 모두 살려주었다.
며칠 후 마의선인은 다시 그 머슴과 마주치게 되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그의 얼굴에 서려 있었던 죽음의 그림자는 씻은 듯 사라지고 부귀영화를 누릴 관상으로 변해 있지 않은가. 마의선인은 그 젊은 머슴에게 어찌된 영문인지를 묻자 개미를 구해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젊은 머슴의 말에 크게 깨달아 마의상서 마지막 장에 “相好不如身好(상호불여신호), 身好不如心好(신호불여심호), 심호불여덕호(心好不如德好)”라는 글을 넣게 되었다고 한다. 이 말을 우리말로 쉽게 풀이하면 “얼굴이 좋음은 건강이 좋음만 못하고, 건강이 좋음은 마음이 좋음만 못하고, 마음이 좋음은 덕이 좋음만 못하다."는 말이다. 이처럼 『상서』를 관통하는 핵심 내용은 ”덕을 밝히고 벌을 삼간다는 명덕신벌(明德愼罰)“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마의상서(麻衣相書)』에 나오는 “상호불여신호(相好不如身好),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라는 구절은 외형적인 아름다움보다 내면적인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인간의 삶에서 무엇이 본질적인가를 성찰하게 하는 깊이 있는 가르침이다. 내면의 아름다움과 정신적 성숙은 단순한 외형적 기준을 초월하여 사람의 인격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외모는 한순간의 인상을 결정할 수 있지만, 내면의 모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은 과거시험에서 낙방한 후 상서(相書)에 나오는 이 경구(警句)를 읽고 큰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구는 과거에 낙방한 후 깊은 고민에 빠져 자기 자신을 돌아보던 중, 자신의 관상을 유심히 살피다가 외모보다 내면이 중요하다는 진리를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이 남들에게 주는 인상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을 자각하고, 이를 통해 외적인 요소보다 마음가짐과 정신의 수양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체득했다.
이를 계기로 하여 김구는 내면을 단련하고 정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야말로 참된 삶의 가치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후 백범은 그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하며, 올바른 마음가짐과 강인한 정신이야말로 개인과 국가의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철학을 실천하게 되었다. 이런 김구의 삶은 단순한 외적 성공이 아니라, 내면의 힘이 어떻게 현실을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전범(典範)이 되고 있다.
최근 잘 배우고 높은 자리에 있었던 어느 한 유명인사가 보수 쪽 대통령 출마자의 부인이 고졸에 공장노동자였다고 비하한 것이 언론에 크게 문제되고 있다. 『마의상서』에 나오는 위의 말은 이런 못난 알뚝이 먹물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아닐 수 없다. “빈깡통 소리만 요란하다고 하더니 심덕(心德)이라는 무거운 중심(重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빈깡통 알뚝아, 제발 국민을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말고 하루 빨리 멀리멀리 꺼져라. “촉새”라는 별명이 그냥 생겼겠는가? 그렇게도 촉촉새가 되고 싶은가? 이 빈깡통 먹물아.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