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영어는 달라야 한다 - defamation

대통령을 이긴 시민, 명예훼손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미국 배심원

출처: CBS Evening News

 

defamation 명예 훼손

 

 미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진 캐롤 (E. Jean. Carroll)이라는 여성이 낸 소송에 대해 항소한 것을 기각했다. 캐롤이라는 여성은 1996년 미국 뉴욕 백화점에서 트럼프가 원하지 않는 성적 행동을 가했고, 2023년 소송을 제기해서 마지막 판결이 나왔다.

 

 트럼프는 그녀에게 5만 달러를 배상해야 하는데 그녀와 관련된 재판이 하나 더 남아 있다고 한다. 재판부와 배심원은 트럼프가 당시 그녀에게 부적절한 성적 행동뿐 아니라, 후에 그녀를 모욕주는 명예 훼손 ‘defamation’에 대해서도 예민하게 바라본 것 같다.

 

 그녀가 2023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뉴욕주에서 한시적으로 만든 법 때문에 가능했다. ‘Adult Survivors Act'라고 해서 2022년 11월 24일부터 2023년 11월 24일까지만 유효했던 법이 있다. 

 단어 그대로 범죄를 당하고 살아남은 어른들을 위한 법이다. 어른이 되어서 미성년자일 때 당했던 성범죄에 대해 한시적으로 고소를 할 수 있게 만든 법이다.

 

 어릴 때 당했던 좋지 못한 기억은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평생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survivor' 생존자라는 단어로 표현했을 것이다.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르고 연방법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미성년자에 대한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하다. 미성년자에 대해 성인이 저지른 범죄는 평생 감옥에서 살아야 할 정도의 처벌을 내릴 수 있다.

 

 한국처럼 가해 촉법 소년 인권만 있고, 피해자에 대해서는 그 정도 인권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과 다르다. 미국 촉법은 전제가 법을 인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성년 범죄자가 법을 몰랐기에 기회를 주는 것이 미국식 촉법이다.

 나이가 어려서 촉법이 아니라, 법을 알고 모르는 것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다. 미성년자라도 반복적이거나 그 범죄가 어른 범죄로 취급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성인 법정에서 다루고 성인 범죄자처럼 형량을 받을 수도 있다. 종잇장처럼 얇은 이 판단을 내리는 것이 판사의 역량이다. 

 

 또한 한국과 달리 술에 취하거나 심신미약으로 인정받으면 형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을 받으면, 감옥이 아닌 정신병원에서 원래 받아야 할 형량 정도의 치료를 받도록 한다. 

Not My Type: One Woman vs. a President by E. Jean Carroll | Goodreads

출처: Goodreads 이 진 캐럴 책표지

 

 캐롤의 책 제목이기도 한 ‘Not My Type'은 트럼프가 피해자에게 즐겨 쓰는 말이라고 한다. ‘내 취향도 아닌데 내가 왜 건드리겠냐‘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말을 쓰는 한국인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대통령과 일반인 사이 소송을 보면서 한국의 권력형 성범죄를 떠올렸다. 한국에서 유명한 권력형 성범죄 사건은 한때 시끄럽다가 결국 가해자가 무죄를 받았다. 영상 증거물이 있었지만, 영상 속 인물이 가해자 얼굴인지 판별할 수 없다며 무죄를 받았다.

 

 이 판결을 보고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기에 놀랍지는 않았다. 일제강점기 법조인이 해방 후 한국 법조계를 장악하면서 벌어져 온 많은 일이 있다. 독립운동가를 사법 살인한다든지, 양민을 간첩으로 몰아 죽이거나 고문한다든지 하는 많은 일이 있었다. 이런 일에 경찰뿐 아니라 검사 판사와 같은 법조인도 일조한 면이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 검찰 개혁을 한다고 공수처와 기소처로 분리하고 이름을 바꾼다. 간판만 바꾼다고 적폐가 사라질지 질문하고 싶다. 비리를 저지른 학교가 이름만 바꾸고 이사회라든지 교사가 그대로 있다면 새로운 학교인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성실하게 일하던 사람은 그대로 고용 승계가 맞지만, 강압 수사라든지 문제를 일으켜 온 구성원이 새로운 조직에서 새롭게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해방 후 독재 시절을 거치며 왜곡된 많은 정부 조직이 있다. 새로운 정부는 늘 간판 바꾸기 바빴다. 원래 구성원에 대한 보상과 벌에 대한 적절한 후속 조치는 없었다. 눈에 보이는 이름 바꾸기 하기 바빴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또 이름을 바꾸었다.

 

 한국은 미국처럼 권력의 중심 대통령에 대해서도 법을 똑같이 적용했다. 대통령 법조인단이 항소를 해도, 평범한 시민이 이길 수 있는 구조이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법치주의가 제대로 지켜져야 각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표하며 살 수 있다. 법이 마지막 보류가 되어 시민을 지켜줄 수 있을 때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본다.

 트럼프와 캐롤의 재판을 보면서, 힘이 강한 자가, 사람들에게 인기 많은 자가, 자기의 유리한 점을 이용하여 힘이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을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판결인 것 같다. 정의가 살아 있는 판결로 보여 부럽기도 하다. 

 

한국의 권력형 범죄 결말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855

 

 

작성 2026.06.30 12:25 수정 2026.06.3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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