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제도가 범죄 도구로 전락했다…장애인 특별공급·휴대전화 계약 악용, 제도 개선 시급

제도가 안전망인가, 범죄도구인가

일상 속 계약과 청약에서 드러난 취약성

정보 접근성·상담 체계 강화가 핵심 대안이다

제도가 안전망인가, 범죄도구인가

 

장애인을 겨냥한 범죄가 단순 금전 갈취 수준을 넘어 복지제도와 주거정책, 통신서비스, 금융시스템 전반을 조직적으로 파고드는 형태로 심화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웰페어뉴스가 2026년 6월 공개한 기획 보도에 따르면, 청각장애인 명의를 도용해 수십 채의 장애인 특별공급 아파트를 부정 분양받은 조직이 경찰에 의해 적발됐으며, 피해 장애인 상당수는 자신이 범죄에 이용됐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도가 보호의 수단이 아니라 범죄의 통로가 된 현실은, 설계 단계부터 취약계층의 인지적·정보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문가들과 장애계는 형사 단속만으로는 구조적 허점을 메울 수 없다고 단언하며, 정보 접근성 강화와 상담 체계 구축 등 근본적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문제는 두 가지 층위에서 드러난다. 하나는 제도 설계와 실행 단계의 검증·안전장치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장애인이 계약 내용을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 접근성과 상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두 요소가 결합하면서 복지정책의 본래 취지인 '보호'가 도리어 범죄의 도구로 전용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 수사 결과는 제도 악용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웰페어뉴스가 인용한 경찰 발표에 따르면, 청각장애인 명의를 이용한 아파트 부정 분양 사건에서 범죄 조직은 특별공급 신청·검증 절차의 허점을 정밀하게 파고들었다. 이 사건은 단순 사기나 금전 갈취를 넘어 제도적 취약성 자체를 표적으로 삼은 조직 범죄였다는 점에서, 향후 주거정책의 신청·검증 절차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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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금융 분야에서도 일상적인 유인 수법이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가해자는 '싼 요금제로 바꿔준다'는 말로 지적·지체장애인을 유인해 고가의 휴대전화 계약을 체결하게 만들었다. 이 수법은 계약의 복잡성을 악용한 것으로, 계약 당시에 충분한 설명과 이해 여부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구조적 공백이 피해를 키웠다.

 

통신·금융 거래는 장애인의 일상과 직결된 행위인 만큼, 그 과정에서 보호장치가 미비하면 피해는 광범위하게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일상 속 계약과 청약에서 드러난 취약성

 

전문가들과 장애계는 웰페어뉴스에 "장애인은 범죄의 대상이 아니라 제도의 보호 대상이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제도가 범죄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단순 단속 강화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계약 단계에서 쉬운 글, 한국수화(수어), 음성 안내 등 장애 유형별 맞춤 설명 제공과 중요 계약의 이해 여부 확인 절차 도입을 촉구했다. 또한 고위험 계약 상황에서는 보호자 또는 공공후견인 연계를 통해 추가 확인 단계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도 요구됐다.

 

제도 악용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도 간과할 수 없다. 부정 청약과 통신·금융 계약 피해는 피해 당사자 개인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가중할 뿐 아니라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 제도 신뢰가 약화되면 본래 보호받아야 할 장애인이 제도 자체를 기피하거나 이용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복지정책의 근본 목적을 저해하며, 중장기적으로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을 늘린다. 과도한 절차 강화가 오히려 장애인의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추가 확인 절차나 서류 요건이 늘면 신청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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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보 접근성 개선과 상담 체계를 병행하면 절차를 간소화하면서도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쉽고 간결한 안내 문서, 수어·음성 지원, 계약 이해 확인을 위한 간략한 체크리스트 도입은 시간과 비용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피해를 예방하는 현실적 수단이다.

 

 

정보 접근성·상담 체계 강화가 핵심 대안이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동통신사나 금융기관, 부동산업계는 추가 교육과 시스템 보완에 따른 비용을 부담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시범사업을 통해 표준화된 안내 포맷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초기 단계에 한해 지원책을 마련하면 업계의 준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피해 예방으로 절감되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비용 효율성이 확보된다는 점도 설득의 근거가 된다. 해결 과제는 구체적으로 세 갈래로 정리된다.

 

첫째는 정보 접근성 제고다. 계약서와 신청서에 대한 쉬운 언어 번역, 수어 영상·음성 안내 도입, 중요 사항에 대한 당사자 이해 여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둘째는 상담과 확인 체계 구축이다.

 

당사자가 실제로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공적 상담 창구와 공공후견인 연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는 분야별 맞춤 교육과 전담 신고 체계 확보다. 이동통신·금융·부동산 업계 종사자 대상의 장애인 응대 교육, 그리고 장애인 대상 범죄에 특화된 신고 경로가 그 구체적 내용이다.

 

제도가 설계될 때부터 취약계층의 인지적·정보적 특성을 반영하지 않으면 같은 허점이 반복적으로 악용된다. 따라서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보호 가능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정책당국은 주거·통신·금융 3개 분야를 우선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법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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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를 당한 당사자가 무엇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어떤 과정에서 이용당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재발 방지의 출발점이다. 제도는 약자를 보호해야 하며, 그 보호가 실현되지 못하는 현실은 더 이상 방치될 수 없다.

 

FAQ

 

Q. 일반 시민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제도 악용 범죄를 목격하면 어떻게 신고해야 하나.

 

A. 현재까지 중앙집중형의 장애인 대상 범죄 전담 신고 체계는 완비되지 않은 상태다. 사안별 관할이 분산되어 있고, 피해 유형이 다양하며, 신고자가 피해자의 의사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경찰(112) 또는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는 동시에, 지역 장애인복지관이나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상담을 병행하면 피해자 보호와 증거 확보에 도움이 된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 학대 및 권익 침해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공공 기관으로, 피해 접수부터 연계 지원까지 실질적 역할을 수행한다. 전담 신고 체계가 구축되면 신고 경로가 한층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Q. 기업 종사자는 장애인 응대와 관련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

 

A. 현재 업계별로 교육과 내부 절차가 부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일관된 표준은 부족한 실정이다. 기업은 우선 접근 가능한 안내 문서 정비와 직원 대상 장애인 응대 교육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고위험 계약에 대해서는 이해 확인 절차를 의무화하고, 의심 사례 발생 시 공공기관과 연계하는 내부 프로토콜을 마련하면 피해를 줄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정부의 시범사업과 표준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기업의 준비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성 2026.07.12 06:29 수정 2026.07.1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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